친환경 에너지 자원으로 꼽히는 수소는 물을 분해하면 얻을 수 있지만 많은 전기가 필요해 상용화에 한계가 있다. 전기량을 줄이기 위해선 분해를 돕는 촉매가 쓰이지만 상용 촉매들은 귀금속으로 만들어져 값비싸면서도 잘 망가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는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키운 새로운 촉매가 개발됐다.
김광수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특훈교수 연구팀은 물 전기분해의 효율을 기존 상용 촉매보다 25% 높인 ‘철·코발트 인산(FeCoPO₄) 촉매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물을 분해하면 수소와 산소를 만드는 반응이 동시에 일어난다. 산소 발생 반응은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려 물 분해 반응 효율을 떨어트린다.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1.8~2V 정도의 높은 전압을 써야 해 많은 전기가 소모된다. 이를 막기 위해 산화이리듐(IrO₂)과 산화루테늄(RuO₂)을 산소 반응 촉매로 써 산소 발생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 쓰인다. 이 물질은 성능은 좋지만 안정성은 낮고 주성분이 비싼 귀금속이라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값싼 철로 효율과 안정성이 높은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 산화 그래핀 지지대 위에 산소 발생 반응을 일으키는 철과 코발트 원자를 올렸다. 이 원자를 둘러싼 전자의 분포와 화학 결합이 촉매의 효율을 결정하는데. 연구팀은 여기에 인산을 넣었을 때 만들어질 수 있는 다양한 물질 중 최적의 물질을 슈퍼컴퓨터로 계산해 예측했다. 이렇게 얻어낸 최적화된 촉매를 실험실에서 합성한 다음 평가했다.
그 결과 이번에 개발된 촉매는 산화이리듐 촉매보다 25% 이상 개선된 효율을 보였다. 촉매 효율은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들어가는 전기 에너지인 ‘과전압’으로 잰다. 촉매 1㎠당 10㎃ 전류 밀도를 얻을 때 산화이리듐은 303㎷가 필요한 반면 새로운 촉매는 237㎷만 필요했다. 연구팀은 “이론적으로 예측했던 값과도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물질은 성능 뿐 아니라 안정성도 뛰어났다. 5000번 이상 반응해도 구조 변화가 크게 일어나지 않았다. 70시간 동안 반응이 이어져도 반응성이 떨어지지 않았다. 촉매를 구성하는 산화 그래핀 지지체가 철과 코발트, 인산의 낮은 전기 전도도를 보완해 반응성도 높아졌다.
김 교수는 “값비싼 상용 촉매보다 산소 반응성이 훨씬 좋아진 데다 가격은 수백 배 저렴한 촉매가 개발됐다”며 “연료전지 등 여러 친환경 에너지 물질의 촉매를 개발하는 데도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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