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읽다]인공광합성, '상용화' 어디까지 왔나?

김종화 입력 2019.02.18. 06:30 수정 2019.02.18. 08:54
        
           
미국 인공광합성 공동연구센터의 인공태양광 시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인류는 석유나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대량 소비하면서 생존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류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대체에너지 개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습니다. 지구가 오랜 세월에 걸쳐 저축해온 유한한 에너지인 화석연료는 이제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체에너지 가운데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것이 태양에너지입니다. 공해 없고 무한한 태양에너지를 실생활에서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것은 인류의 오랜 꿈입니다. 태양광 에너지가 1시간 동안 지구에 쏟아지는 양은 인류가 1년간 소비하는 에너지 총량과 맞먹을 정도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태양광 에너지의 10% 정도만 에너지로 변환해 활용할 수 있다면, 한반도 면적(약 22만㎢)의 3배 정도인 70㎢만 가량의 태양광 변환 시스템만으로도 인류 전체의 모든 에너지 소비를 감당할 수 있다고 추산합니다.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각종 기술 가운데 최근들어 가장 주목받는 기술이 '인공광합성(Artificial photosynthesis)'입니다.


'광합성(photosynthesis)'은 식물이 태양으로부터 햇볕이라는 에너지를 받아 이산화탄소와 물의 원자를 재배열해 에너지원인 탄수화물(CH2O) 등을 만들어 냅니다.


인공광합성은 엽록소 대신 광촉매나 반도체성 광전극을 이용해 수소와 고부가치 화합물을 생산합니다.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아 온실가스도 배출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인공광합성은 미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 '꿈의 기술'로 불리며 주목받아 왔습니다.


인공 광합성을 통해 만들 수 있는 유익한 화합물 중에는 수소와 메탄올, 포름산 등이 있습니다. 수소와 메탄올은 자동차 연료로도 사용할 수 있고, 수소는 공해를 유발하지도 않습니다. 포름산은 연료전지의 연료, 고무제품, 섬유 염색, 세척제, 살충제 등의 원료로도 사용됩니다.


인공광합성이 아닌 기존 포름산 생산과정에서는 메탄올을 주원료로 사용해 이산화탄소가 배출됐지만 인공 광합성을 통해 포름산을 만들면 이산화탄소가 줄어 듭니다.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줄여주여 친환경적인 에너지 생산시스템인 것입니다. 인공광합성을 '자연이 주는 선물'이라거나 '21세기 연금술'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인공광합성의 상용화까지는 갈길이 아직 멉니다. 인공광합성의 상용화를 가로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경제성'입니다. 아직은 효율이 높지 않아 경제성이 떨어집니다.


식물 광합성의 효율은 4~6% 정도입니다. 반면, 인공광합성의 효율은 0.1%에 미치는 못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는 광합성 과정 마지막에 만들어진 탄소화합물의 에너지가 태양광 에너지의 1000분의 1 수준이라는 의미입니다. 인공광합성의 효율을 높이고자 전 세계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한국의 인공광합성 기술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15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는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전환시키는 고효율 촉매를 새롭게 개발했습니다. 태양전지 기술과 촉매기술을 융합해 태양광 에너지만으로 작동하는 세계 최고 효율(4.23%)의 일체형 인공광합성 디바이스 기술입니다.

국내 연구진이 만든 세계 최대인 8%의 효율을 거둘 수 있는 인공나뭇잎. 바다 깊은 곳 해조류의 광합성 원리를 이용해 개발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지난해 6월에는 태양빛으로 인공광합성을 하는 '3D 플라스틱 인공 나뭇잎'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발됐습니다. 이 나뭇잎은 기존 2D 필름 형태보다 에너지 전환 효율을 150%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인공광합성은 수십 여년 전부터 연구·개발돼 왔지만 아직까지도 성공적으로 대체에너지를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체에너지 생산에 비용이 많이 들고 독성이 있는 촉매를 사용해야 하는 위험성도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연구는 산업화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광반응의 효율성 향상, 생체물질인 효소의 안정성 향상 등 산업화·상용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이지요. 상용화를 위해서는 인공광합성의 효율이 10%는 넘어야 하는데 현재는 국내 연구진에 의해 최대 8% 효율에 도달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무한 에너지원인 태양광을 이용해 신약원료물질, 광학이성질체 등 고부가가치의 정밀화학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공광합성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인공광합성으로 생산한 청정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한 인류의 도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